사회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를 아시나요?

데일리포유 2023. 5. 30. 15:40

 

안녕하세요, 데일리포유입니다. 지속적인 환경 오염에 따른 급격한 기후 변화를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여름은 갈수록 더워지고, 겨울은 더없이 추워지고 있죠. 코로나19 역시 기후 변화로 인해 새롭게 등장한 바이러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의 수많은 환경 단체가 시위를 벌이거나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촉구하는 지속적인 사회적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최근 과격한 시위로 주목받는 환경단체가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의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입니다.

4월 초 이들은 이탈리아 로마의 관광 명소인 스페인 광장 바르카치아 분수대에 들어가 먹물을 풀어 분수대를 검게 물들이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후 화석연료 사용 금지와 관련된 현수막을 펼치며 기후 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울티마 제나라지오네(Ultima Generazione)?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는 이탈리아어로 마지막 세대라는 뜻입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세대에서 지구의 수명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검게 물든 바르카치아 분수대 (출처: 울트라 제네라지오네 페이스북)

 

 

해당 환경단체는 이 먹물은 숯으로 만든 식물성 액체라고 설명했지만, 대리석 소재의 분수대에는 결국 검은 얼룩이 졌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그들은 공공 건축물 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합니다. 이 사건 이전에도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는 미술관의 명화를 훼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시위를 반복했습니다.

 

 

20227, 이탈리아 피렌체의 우피치 갤러리에서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화 프리마베라작품을 보호하고 있는 유리에 접착제를 바른 자신들의 손을 고정해 시위를 벌였습니다. 사람들이 예술 작품을 보존하기 위해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처럼 지구를 보호하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시위 목적이었습니다.

 

 

명화 '프리마베라'를 둘러싼 유리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대고 있는 모습 (출처: 울트라 제네라지오네 페이스북)

 

2022 11월에는 로마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씨뿌리는 사람작품에 야채수프를 붓는 행위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20세기 미국 팝아트를 대표하는 앤디 워홀의 작품에 밀가루를 뿌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행위들은 이전의 명화 테러와 동일하게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행동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위선을 강조하고 비꼬는 것이죠. 시위 도중 명화를 관람하던 관객에게 부끄러운 줄 알라는 외침을 들었을 때 당신들이 작품이 훼손될 때 느끼는 고통과 아픔이 본인들이 파괴되는 환경을 볼 때와 동일한 감정이라고 되받아치기도 했다고 합니다.

 

 

왜 굳이 관광 명소나 명화에 테러를 감행하는가?

 

유럽은 문화유산이 갖는 의미가 큽니다. 우리가 유럽 여행 코스에 문화의 성지인 거리, 혹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빼지 않고 넣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이런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투여되는 자원들이 오히려 바다와 숲과 같은 자연 유산을 헤치는 것에서 모순을 느끼고 이러한 시위를 벌이는 것입니다. 더불어 세계적인 명소에서 벌이는 과격한 시위는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관심을 받는 데에도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과 SNS가 활성화된 요즘 시대에 이러한 시위는 단 며칠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매우 극단적인 시위를 감행하는 울티마 제네라지오네, 사람들은 이 환경단체의 시위에 어떻게 생각할까요? 관련 SNS 게시물의 댓글만 봐도 비판이 넘쳐납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면서 까지, 혹은 민폐를 주면서까지 과격한 시위는 불필요하다며 선을 넘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반대로 소수의 사람은 저렇게라도 과격하게 시위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겠냐, 당장 기후 위기가 해결되지 못하면 인류 생사의 갈림길에서 문화유산이 무슨 의미가 있나 등 그들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보여집니다.

 

 

시사하는 바가 큰 이슈입니다. 환경을 위한 비윤리는 어디까지나윤리적이다는 측면에서 비판받아야 함이 마땅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지구의 수명이 다하는 날이 코앞에 다가왔을 때 우리는 끝까지 그들을 욕할 수 있을까요? 먼 훗날 환경이 우리의 바람대로 잘 보존되어 바라카 치아의 분수대의 검은 얼룩이 영광의 흔적처럼 여겨지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감히 짐작해 봅니다.